시&사랑글

공사장 나가는 아저씨

청정미 2008. 3. 17. 14:46
  
    공사장 나가는 아저씨/김용호 쌀이 한 서말 있고 담배를 한 3주 피울 량이 있고 주막집에 들려 소주 몇 병 사 마실 수 있는 배고프지 않는 지갑이 있고 낡은 시집 갈피에 공사장을 한 보름 동안 오고 갈 수 있는 종이 토큰이 30여장 끼여져 있으면 그게 행복이랍니다. 공사장에서 별이 별 사람들이 그날 분의 아저씨의 근력을 활용하기 위해 낙서 같은 명령들을 해 대지만 그게 아저씨의 삶 전부가 아님을 기억하며 불평 불만 없이 그 명령들을 이행한답니다. 집에서 늙은 흑백 텔레비전에서 하는 일기예보에 한 3일 동안 비가 오지 않을 거라고 하면 무릎을 탁 치며 다행으로 생각하고 당분간 행복을 예고 한 거라며 무던히 기뻐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