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글

봄, 사랑예보

청정미 2019. 3. 5. 10:22
    봄, 사랑예보/이준호 살랑살랑 옷소매를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옷자락을 끌어안고 부둥켜 안을 수도 있습니다 햇살처럼 내려앉아 머리를 잘게 쪼아대며 한 날 두 날 사무쳐 올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잔잔한 바다에 폭풍이 일듯 가슴을 치며 올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살금살금 나비 날아와 안듯 옷깃에 살짝 걸터앉아서는 날이면 날마다 몸을 비벼대며 안기어 날개 가득 꽃 내움에 취해 잠이 들게 할지도 모릅니다 사랑이 기지개를 켜며 그렇게 올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