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사랑예보/이준호
살랑살랑 옷소매를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옷자락을 끌어안고
부둥켜 안을 수도 있습니다
햇살처럼 내려앉아
머리를 잘게 쪼아대며
한 날 두 날 사무쳐 올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잔잔한 바다에 폭풍이 일듯
가슴을 치며 올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살금살금 나비 날아와 안듯
옷깃에 살짝 걸터앉아서는
날이면 날마다
몸을 비벼대며 안기어
날개 가득 꽃 내움에 취해
잠이 들게 할지도 모릅니다
사랑이 기지개를 켜며
그렇게 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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