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입춘(立春)/靑松 권규학 꽃샘바람에 소소리바람까지 맞교대로 섞어 치는 시샘달 초입 낡은 계절의 단말마가 쟁쟁거려도 양지 녘 바위 틈새엔 병아리 부리 같은 연둣빛 새싹이 돋아납니다 봄이면 어김없이 피어나는 풀꽃 풀꽃을 아우르는 한 줄기 바람 풀잎을 쓰다듬는 햇살이 따사롭습니다 더없이 신묘하고 신기합니다 어떤 놀라운 학문도, 과학도 여린 잎새 하나 만들 수 없지만 때만 되면 어김없이 고갤 내미는 풀꽃이…, 한없이 얄미운 이 계절은 토라진 연인의 몰골이지만 무작정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겨울은 반드시 봄을 데리고 오듯이 우리네 사는 인생도 그러할 테니.(19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