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글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글 / 美風 김영국 눈 녹은 바다에 하얀 물거품이 부서지듯 시렸던 하얀 세상이 물러난다 파란 등대엔 새록새록 녹색의 물결이 부딪치고 새파란 불빛을 반짝이는 등대의 희망처럼 그렇게, 봄은 새싹을 동반하며 살며시 내 곁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모든 것이 그리워지고 보고 싶겠지만 가슴에 묻어야 할 사연이라면 말없이 떠나는 하얀 세상처럼 가슴 한편에 묻어야만 하겠지 그래, 계절의 변화를 느끼듯이 이제는,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뿐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가슴 아픈 눈물보다 창조의 저 파란 물결처럼 내 마음에 이름 모를 들꽃의 모진 생명력을 심어 보련다. 새 신발 글 / 美風 김영국 오랜 시간 길을 걸으며 너와 나의 추억을 쌓던 신발 너무 낡아 헤졌어 이젠 발에 꼭 맞는 새 신발을 신을 시기야 서로 갈 길이 다르다는걸 깨달았으니까.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詩 /美風 김영국 떠나려는 발걸음이 무겁다 아쉬움에 서러운 심사(心事) 최후를 장식하려는 시샘 동장군의 눈초리가 매섭다 엊그제 내린 봄비가 소생의 생명수 되어 대지에 움을 틔우고 앙상한 가지마다 꽃망울을 터트렸는데 찬물 끼얹는 동장군의 손길이 얄밉다 봄의 전령들이여 그래도 미워하지 말자 떠나는 심사(心事) 오죽하겠는가 어여삐 살갑게 보듬어 다시 올 계절의 순리를 얘기해주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