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닭개비/글/사진/고얀촌로
이른 아침부터
코스모스
닭의장풀
민들레
백일홍 무리 지어
한마당 향연을 벌이는 작은 언덕
때늦은 걸음
저만치 홀로
청초한 모습으로 비켜선 채
벽돌처럼 쌓인 그리움을
선형의 가는 줄기 끝에 매달린
여린 세 꽃잎에 오롯이 담은 듯
짙은 남빛 모자라 붉은빛 더한
자줏빛 꽃을 활짝 피운 닭개비를 본다
누굴 향한 그리움 실어
어디서 어떻게 온 것일까
여섯 노란 수술에 드리운
깊은 뜻 더더욱 알 수 없고
해 나면
이내 꽃잎 오므리는 수줍음의 꽃맞닿을 수 없는
애달픈 사랑의 화신
자주닭개비꽃이여
그대, 나처럼 언제까지
더이상 그리움 삭이고
침묵으로 기다리려 합니까
* 사진(정명: 자주닭개비 이명: 자주달개비) :
어느 날 아침 나 홀로 산책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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