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세미/글/사진/고얀촌로
그곳에 가면
가녀린 몸매에 연녹색 옷 한 벌
찬물에 헹궈 건져 입고
흔연히 나를 맞는 고운 당신이 있지
아뿔싸
자꾸 가기만 하는 세월에
늘 함께할 수 없는 설움에서인가
어느새
소슬바람 불자 하얀 꽃잎 지고
뿌리 박은 자리 잔물결 이는 아침결
깃 모양 잎마다 눈물방울 송골송골
그런 당신을 두고
또다시 되돌아와야 하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내 안의 소중한 당신
언제나 때묻지 않은 그 모습으로
임 향한 그리움 방울로 촘촘히 수놓으며
젖어 사는 물수세미여
*사진(물수세미) : 어느 여름날
이른 아침 나 홀로 산책길에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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