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글

봄바람

청정미 2020. 4. 10. 10:41


꽃비/정연복 머나먼 하늘에서부터 오는 게 아니다 기껏해야 몇 미터의 높이에서 내린다. 두어 시간쯤 계속해 오는 것도 아니다 한순간 하늘하늘 허공에 날리면 그뿐. 그런데 그런데도 참 이상하다 점점이 내리는 비에 내 가슴이 흠뻑 젖는다.


봄바람/정연복 봄바람 불어 꽃잎 춤추더니 봄바람 불어 꽃잎 떨어진다. 기뻐 춤추는 것도 한순간 쓸쓸히 지는 것도 한순간. 삶의 기쁨도 죽음의 슬픔도 한줄기 바람인 것을 이 봄에 다시 또 배우네. 꽃 친구/정연복 내가 기쁠 때 날 더 기쁘게 한다 내가 슬플 때 따뜻이 위로해준다. 입 한 번 뻥끗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내 곁에 있음으로. 이렇게 아름답고 깊은 우정의 꽃같이 나도 세상 어느 누구에게 좋은 친구이고 싶다. 지는 벚꽃에게 / 정연복 한 며칠 빛나는 목숨이더니 벌써 떠나갈 때가 되었나. 실바람에 하늘하늘 꽃비로 내리는 티 없이 순수한 모습의 널 어찌 하면 좋지. 행여 네 몸 밟을세라 조심조심 피해 가는 것밖엔 내가 달리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네. 목련의 말씀 / 정연복 지상에서 나의 한 생이 그러하듯이 사람의 목숨 또한 그리 길지는 않으리니. 살아 있음을 지루해하지 말 것 살아서 너의 생 보석같이 빛나게 할 것. 그러다가 언젠가 떠나가야 할 때가 와도 겁내지 말고 미련 갖지 말고 깨끗이 목숨 거두어 갈 것. 아침의 노래 / 정연복 하룻밤 자고 나면 새날 새아침 밤새 피로는 씻겨 불끈 새 힘이 솟는다. 캄캄한 땅속의 뿌리에서 파란 새싹이 돋아나듯 어둠의 시간 속에 밝음이 생겨난다. 삶은 아름다운 것 인생은 기쁘고 행복한 것 매일 아침마다 나는 세상에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다. 말없이 / 정연복 하늘의 구름 한 점 말없이 흘러 흘러간다. 대지의 한줄기 강물 말없이 유유히 흘러간다. 한철 있다가 가는 꽃들 말없이 피고 또 진다. 구름과 강물과 꽃 모두 말없이 제 갈 길 간다. 물망초 / 정연복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좋아했던 날 잊지 말아요. 순수한 내 마음 알아주고 또 사랑했던 당신이니까 오래오래 날 잊지 말아요. 세월 가도 나 당신을 잊을 수 없으니 세월 가도 당신도 날 잊지 말아요. 삶의 용기를 잃은 그대에게 / 정연복 오늘 아침 일찍 새날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새들의 힘찬 노랫소리를 들으셨나요. 온 동네의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 다니면서 초록빛 새 희망을 전하는 맑고 명랑한 응원가. 그래요 다시금 불끈 용기를 내요 살아 있음 그 자체가 희망의 씨앗임을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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