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노랑제비꽃/정호순
봄산에서 연둣빛 그리움으로
명지바람을 맞이하는 꽃
미풍에 하늘하늘 날아오르는
노랑나비의 군무 같은
노랑제비꽃
둘레길 나란하며 걷다가
능선 길 올라서면
저도 능선 길
따라오고
가다가 궁금하여 뒤돌아보면
저 먼저 앞질러 와
저 만치 앉아
기다리는 꽃
내 마음 화원의 심연에
심어 두고 보고픈
연인 같은
내 꽃
안전거리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그 사람의 본래 모습을 존중하는
사랑의 기술이다.
꽃이 아름답다고 해서
함부로 꺾어서 몸에 지니고 다닐 수는 없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물을 주고
따뜻한 볕을 내어주면서 꽃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이 시들지
않도록 할 것이다.
- 김혜령의《불안이라는 위안》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