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 정연복
아무리 덩치가 커도
허풍선이다
머릿속에 들은 게 많아도
빛 좋은 개살구다.
나이를 많이 먹고
겉으로 점잖은 체해도
남들에게서
훌륭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빈껍데기일 뿐
사실은 별것 아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중심에
‘어린이’가 없으면
맑고 순진한
동심(童心)이 살아 있지 않으면.
어린이 / 정연복
긴긴 겨울 너머 오는
연둣빛 새싹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태양같이 웃는
어린이들이 없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쓸쓸할까.
들판을 힘차게 달려가는
어린이들이 없다면
대지는
얼마나 허전할까.
파릇파릇한 새싹 같은
어린이들이 없다면
어른들만의 세상에
그 무슨 희망이 있을까.
어린이 찬가 / 정연복
마음이 맑고 순수하다
꾸밈없고 참되다
간혹 거짓말을 한다고 해도
간사스럽지 않다
더러 욕심을 부리기도 하지만
동무와 뭐든 나눌 줄 안다.
생각이 틀에 박히지 않아
유연하고 창의적이다
이따금 기발한 상상력에
날개가 돋친다.
새롭고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과 소망이 많다.
명랑하고 낙천적이어서
근심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하루하루의 삶을
축제처럼 즐길 줄 안다
밤마다 단잠을 자서
피로를 깨끗이 씻어버린다.
동심원(同心圓) / 정연복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던
너와 내가
어쩌다가 만나고
또 눈이 딱 맞았다.
아직도 다른 게
너무 많은 우리이지만
가슴속 깊이 사랑하는
마음 하나는 둘이 똑같다.
크기는 달라도
중심을 같이하는 원같이
너와 나는
다름 아닌 동심원이다.
영원히 변치 않기를
소망하는 단 하나의 사랑으로
함께 가슴 설레고
같이 웃고 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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